따뜻한하루

따뜻한하루

이날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회관에는 200여 명의
참전용사 어르신들과 미망인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내주셨습니다.
많은 어르신들 중 90세가 넘으신 한 어르신은 “부산! 부산!”을 크게 외치셨습니다.
한국 전쟁 당시 처음 도착했던 한국의 부산이 궁금하셨나 봅니다.

지금의 부산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설명을 해드리니 매우 기뻐하셨습니다.
그리고는 오랫동안 불러보고 싶었다는 노래, 가슴에 사무치도록
그리웠다는 그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아리랑~아리랑~아라리요~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어르신의 입에서 익숙한 노래가 흘러나오자
다른 참전용사 어르신들도 우리 민요 ‘아리랑’을 따라 부르셨습니다.
노래를 부르는 노병들의 눈에도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눈가에도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흘렀습니다.

따뜻한하루

네이버 해피빈과 대한민국전몰군경미망인회에서
후원해 주신 금액으로 ‘효도잔치’를 만들어 드렸습니다.
어르신들을 생각하며 정성껏 준비한 식사를
너무도 맛있게 드시는 어르신들을 뵈니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식사를 마친 어르신들에게는 마음을 모아
준비한 선물도 전달해드렸습니다.

따뜻한하루

어르신들은 저희를 보시면서
’안녕하세요!‘, ’부산!‘, ’아리랑!‘등 한국말로 인사를 건넸습니다.
70년이 다 되어 가는데도 6.25 한국 전쟁 당시 배운
한국말을 기억하시고 서툴지만 반갑게 인사를
건네시는 것이었습니다.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또 눈물이 났습니다.
저희는 저희도 모르는 사이에 참전용사 어르신들을 꼭 안아드렸습니다.
그리고 외쳤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따뜻한하루

우리를 보자마자 “부산, 부산!”을 크게 외치던 어르신께
따뜻한 하루 봉사자 중 한 명이 다가갔습니다.
이 봉사자는 70대 중반 여성 봉사자로, 부산이 고향이었습니다.
봉사자는 어린 시절, 한국 전쟁 당시 까만 얼굴의 용사들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를 도우러 먼 나라에서 온 군인 아저씨들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그 시절, 어린아이였던 소녀는 70세가 넘어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그때 그 시절, 혈기왕성한 20대 군인이었던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는
90세가 넘어 감사의 인사를 받았습니다.

따뜻한하루

어르신은 에티오피아에서 처음 부산에 도착했을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이렇게 가난한 나라를 내가 꼭 전쟁에서 이겨 살려야겠다고 깊게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약 70년 전, 부산의 한 부둣가에서 우리를 이방인처럼
바라보던 수많은 아이 중 한 명이 바로 여기 있다는 게
신기하고 놀랍다면서 매우 반가워하셨습니다.
부산은 지금,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어르신들이 기억하는
70년 전의 그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달라졌습니다.

따뜻한하루